전문성: 전문가란 무엇인가? – Jamie Carlin Watson

골프나 테니스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가? 지역의 “프로”에게 레슨을 받아보라. 원인을 알 수 없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가? 전문가를 만나보라. 지저분한 이혼 소송? 훌륭한 변호사를 고용하라. 간단히 말해, 어려운 질문이나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선택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사회 정책과 법을 만들고, 집단적 의사 결정을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과학적 연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정책으로 인해 어떤 의도치 않은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을까? 제안된 법안이 법적으로 실행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이러한 어려운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전문가란 무엇일까? 누가 전문가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리고 전문가가 중요하다면, 왜 사람들은 종종 전문가의 조언을 거부할까?


1. 전문성이란 무엇인가?

전문가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물리학자, 미술사학자, 회계사와 같은 일부 전문가는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체스 마스터, 전문 바이올리니스트, 외과 의사와 같은 다른 전문가들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전문성은 행동(doing)보다는 지각(perceiving)과 더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전문 증류사는 위스키의 미세한 맛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고, 전문 방사선사는 X-레이를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다.[1]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전문가는 특정 영역(또는 주제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어서 해당 영역의 권위자가 된다.[2]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수천 시간의 집중적인 공부와 훈련이 필요하다.[3] 보통은 다른 전문가들이 이러한 훈련을 평가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훈련을 유도한다.[4] 전문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되기 때문에, 사람마다 전문성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5]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공부하고 연습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전문성을 잃을 수도 있다.

전문가는 단순히 정보의 저장소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그 영역의 주장들이 어떻게, 그리고 왜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6] 전문가는 단순히 애호가이거나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 권위를 가진 사람이다.

전문가의 권위는 인식적(epistemic)이다. 그들의 지식과 이해는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우리가 그들을 신뢰할 좋은 이유가 된다.[7] 우리가 전문가를 통해 믿음을 얻었다면, 그 믿음은 정당화되거나 참인 믿음일 가능성이 더 높다.[8] 따라서 전문가들은 그들의 지식을 공유하거나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상태가 더 나아지도록 해준다.


2. 어떤 사람이 전문가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때로는 누군가가 전문가라는 것이 분명하다. 금메달 수상자, 재판에서 이긴 변호사와 같은 경우에는 그들의 성과가 그들의 전문성을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판단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나타내는 몇 가지 일반적인 지표가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한다.

  • 광범위한 전문 교육을 받았으며 많은 경험이 있다.
  • 옳았거나 도움이 되었던 실적이 있다.
  • 높은 직업적 지위 또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 출판물이나 수상 경력 등 전문적 성취를 드러내는 자료가 있다.
  • 자신의 영역에 대해 쉽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9]

이러한 지표들은 완벽하지 않다. 일부 학위 과정, 자격증, 수상 경력은 별로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일부 분야에서는 실적에 대한 기록이 없거나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험이 많아질수록 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10] 어떤 사람들은 선의를 가지고 자신이 한 영역의 전문가라고 주장하고 심지어 자격증과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전문가가 아니다. 말하자면 허술한 틈을 비집고 들어온 사람일 뿐이다. 분야에 따라서는 해당 영역에 대한 진정한 전문성이 없을 수도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그러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 분야에 (단순한 믿음이나 의견이 아닌) 지식이나 정당한 믿음이 없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이 전문가가 아님을 알면서도 전문가인 것처럼 행세하는 사기꾼도 있다.

누가 전문가이고 누가 전문가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때로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불가능하거나 시도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때로는 누가 전문가인지 분명한 경우도 있다.


3. 전문가에 대한 회의주의

전문가로부터 교육, 훈련 또는 실습을 받지 않은 사람은 전문가에 비해 해당 분야에 대한 숙련도나 지식이 훨씬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문가의 조언은 우리 자신의 판단보다 정확하거나 유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바로 전문가가 중요한 이유이다.[11]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전문가와 심지어 전문성이라는 개념 자체에 회의적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12]

A. 전문가의 의견은 때때로 바뀐다.

우리는 모두 전문가들이 잘못 판단한 것처럼 보이는 사례를 알고 있다: 버터가 몸에 나쁘다고 했다가 지금은 괜찮다고 하고, 모든 여성이 유방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50세 이상 여성만 받으라고 하고, 한 의사는 X라고 하는데 다른 의사는 Y라고 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전문가 의견”은 때때로 사람들이 전문가 일반에 대해 의심하게 만든다.

B. 전문가들은 때때로 선을 넘는다.

전문가들은 때때로 자신의 영역을 벗어난다. 그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벗어난 주제에 대해 주장한다(예: 의사가 정치적 논평을 제공하는 경우).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벗어난 영역에서 권위자처럼 행세할 때, 누가 진정한 전문가인지 알기 어려워지고 전문가에 대한 존중을 잃기 쉽다.

C. 전문가들은 때때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똑같이 훌륭한 훈련과 경험을 쌓은 진정한 전문가들끼리도 때때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TV 법정 드라마는 이런 점을 크게 부각시킨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전문가를 데려오세요. 우리도 우리 전문가를 데려오겠습니다.” 어떤 전문가가 더 옳은지 판단할 수 없다면, 우리는 전문가 일반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D. 우리는 때때로 전문가의 권위에 반발한다.

전문가들은 때로는 우리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는 그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너무 커서 전문가를 포함하여 누구든 우리에게 반대하는 사람을 무시한다.[13] 때로는 어떤 믿음이 우리에게 너무 중요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보다 그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는 생각 자체에 불쾌감을 느끼고, 그 때문에 전문가의 말을 무시한다. 우리가 실제로는 가지고 있지 않은 전문성을 주장할 때, 이는 종종 우리 자신을 위험에 빠뜨린다.

사람들이 때때로 전문성을 거부하는 이유를 인식하면, 그러한 거부에 대해 더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전문가에 대한 회의주의는 정당화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거나 행동해야 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므로 회의주의는 현명하지 않다.


4. 결론

전문성에 대한 연구는 우리가 전문가를 더 잘 식별하고 그들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질문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믿고 어떻게 해야 할까?[14] 전문성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비전문가의 의견이 중요한 결정과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주의를 저해할 수도 있을까?[15] 윤리, 정의, 정치 등 논란이 많은 주제에 대한 전문가가 있을까?[16]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이 단지 전문가들이 고민할 질문일까, 아니면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최선의 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질문일까?


주석

[1] Bilalić (2017) 참조.

[2] 이러한 설명에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앨빈 골드만(Alvin Goldman, 2018: 6)은 구글 검색 엔진과 같은 컴퓨터 알고리즘이 전문가라고 주장한다. 알고리즘이 검색자 및 기타 검색 기록을 통해 “학습”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이해력을 키우는 훈련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서번트 증후군(상당한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평균보다 훨씬 뛰어난 셈, 계산, 기억 능력을 가진 상태)을 가진 사람들이 광범위한 학습 없이도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Ericsson and Pool 2016: 219-222 참조). 그리고 우리는 신과 같이 모든 것을 아는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지 궁금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거의 모든 전문성은 (서번트도 포함해서) 전문적인 훈련이나 학습을 필요로 한다.

[3] Ericsson and Pool(2016)에 따르면 어떤 유형의 전문 지식이든 습득하려면 일반적으로 수천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널리 알려진 “10,000시간”의 법칙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2008)이 크람페, 테크-뢰머, 에릭슨(Krampe, Tech-Römer, and Ericsson, 1993)의 주장을 잘못 해석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전문 바이올리니스트는 평균적으로 20세가 될 즈음이면 1만 시간의 연습 시간을 채운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20세가 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전문가였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때때로 10,000시간 이상의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보다 적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개선된 교육 기법도 도움이 된다. 에릭슨 등(Ericsson, et al., 2018: 6)은 로저 베이컨(Roger Bacon, 1214-1292)이 30~40년은 배워야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정도의 수학을 지금은 대학교의 한 학기 수업에서 가르친다고 지적한다.

[4] 이는 특히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 그렇다: 올림픽 선수, 프로 운동선수, 체스 그랜드 마스터, 노벨상 수상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 기준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영역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전문적인 수영을 위해서는 다른 전문 수영 선수에 필적하는 기술과 속도가 필요하고, 위상수학과 같은 수학의 하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려면 해당 분야의 현재 수준을 감안하여 충분한 수의 타당한 추론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1968년 올림픽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적인 수영으로 여겨졌던 것은 2016년 올림픽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적인 수영으로 여겨진 것과는 다르다.
이러한 엄격한 훈련의 대표적인 예로 널리 연구된 한 가지 방식은 심리학자 K.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 2009)이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이 연습은 자신이 편안한 영역(comfort zone)의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훈련 기법을 발전시켜 놓은 과제에 전적으로 집중하는 것과, 기술의 특정 측면을 개선하기 위해 풍부한 피드백을 이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자세한 내용은 Ericsson and Pool (2016)을 참조하라.

[5] Dreyfus and Dreyfus (1988) 참조.

[6] 상호 작용형 전문성(interactional expertise)과 기여형 전문성(contributory expertise)을 새롭게 구분한 Collins and Evans(2007)를 참조하라. 두 유형의 전문가 모두 해당 분야의 개념과 방법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지고 있지만, 상호 작용형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의 역사와 발전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뿐인 반면, 기여형 전문가는 해당 분야에서 새로운 개념, 이론 및 방법론을 통해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7] 이를 정치적 또는 행정적 차원에서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인 “정치적 권위”와 대조해 보라.

[8] Coady (2012) 참조. 인식적 정당화 개념에 대한 소개는 Todd R. Long의 Epistemic Justification: What is Rational Belief?를 참조하라.

[9] Goldman (2001) 참조.

[10] 일부 의료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Ericsson and Pool(2016, 5장)에 따르면 일부 의사와 간호사는 경력이 쌓여도 실력이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1] Raz (1986) 그리고 Zagzebski (2012).

[12] Shaw (2016); Schrager (2016); Fox (2018); Burdick (2018).

[13]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비전문가라는 사실 때문에 전문가를 불신하게 될 수도 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특정 영역에서 특히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무능함을 모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는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로 알려진 인지적 편향의 결과이다(Dunning and Kruger, 1999). 이 문제를 공동으로 발견한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은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지능은 종종 자신이 그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같다”고 말한다(2016). 더닝-크루거 효과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역량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진정한 전문가들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역량을 평가절하하게 된다.

[14] Matheson (2015) 및 Jonathan Matheson의 The Epistemology of Disagreement을 참조하십시오.

[15] Noveck (2015); Brennan (2016)

[16] Burch (1974), Rasmussen (2005), Tetlock (2005), Watson (2017), and Watson and Guidry-Grimes (201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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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에세이

Take My Word for It: On Testimony by Spencer Case (번역본: 제 말을 믿으세요: 증언에 대하여)

Moral Testimony by Annaleigh Curtis (번역본: 도덕적 증언)

Conspiracy Theories by Jared Millson (번역본: 음모론)

Epistemic Justification: What is Rational Belief? by Todd R. Long

Epistemology, or Theory of Knowledge by Thomas Metcalf

Arguments: Why Do You Believe What You Believe? by Thomas Metcalf (번역본: 논증: 왜 그것을 믿는가?)

The Epistemology of Disagreement by Jonathan Matheson (번역본: 의견 불일치의 인식론)

Is it Wrong to Believe Without Sufficient Evidence? W.K. Clifford’s “The Ethics of Belief” by Spencer Case (번역본: 충분한 증거 없이 믿는 것은 잘못인가? W.K. 클리포드의 “믿음의 윤리학”)


저자 소개

제이미(Jamie)는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의 생명윤리학자입니다. 이전에는 아칸소 의과대학(the University of Arkansas for Medical Sciences)에서 의료인문학 및 생명윤리학 조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그는 플로리다 주립대학교(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전통 인식론 및 사회 인식론과 응용 생명윤리를 전문으로 합니다. 그의 연구는 특히 의학과 정치 분야에서 전문성의 본성과 한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는 Expertise: A Philosophical Introduction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왓슨 박사(Dr. Watson)라는 이름에 걸맞게 셜록(Sherlock)이라는 매우 영리한 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JamieCarlinWatson.com


이 글은 Jamie Carlin Watson의 Expertise: What is an Expert?를 번역한 것입니다.
1000-Word Philosophy 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한국어 번역본을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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