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가 웃어넘길 문제가 아닌 이유 – Gordon Pennycook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가 허위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당신은 1,000년 전 평범한 사람이 평생 접했을 개소리(bullshit)보다 이번 한 주 동안 더 많은 개소리를 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계몽주의 시대 이전에 출판된 모든 학술 저작물의 모든 단어를 다 합쳐도 21세기에 인터넷에서 개소리를 퍼뜨리는 데 사용된 단어 수에 비하면 그 수는 여전히 미미할 것이다.

만약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고개를 내젓기 시작하라. 내가 방금 한 말은 개소리였다.

내가 당신이 이번 주에 얼마나 많은 개소리를 접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만약 당신이 이 글을 [한 주의 첫날인] 일요일에 읽고 있다면 어떻게 되는가? 1,000년 전의 “평범한” 사람이란 누구인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많은 개소리를 다뤄야 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이 개소리를 만들기는 매우 쉬웠다. 일단 내가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인상을 남겨야겠다고 마음먹자 내 어깨 위의 짐은 당신의 어깨로 옮겨졌다. 나의 첫 문장은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 방법이 없다. 그것의 진실 여부는 개소리를 하려던 나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프린스턴 대학교 명예교수인 철학자 해리 프랭크퍼트(Harry Frankfurt)에 따르면, 개소리는 진리에 대한 어떤 관심도 없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은 거짓말과는 다르다. 거짓말은 진리에 대한 깊은 관심(즉, 그것의 전복)을 포함한다. 개소리가 특히 해로운 이유는 개소리꾼이 매우 기민하고 교활한 인식론적 태도를 취하기 때문이다. 개소리꾼에게는 주장의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뿐이다.

개소리를 경험적으로 조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유명한 대체의학 옹호자이자 영성주의자인 디팍 초프라(Deepak Chopra)를 로 들어보겠다. 다음은 그의 트윗 중 몇 개를 고른 것이다.

초프라의 의도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이 트윗들이 개소리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초프라가 선택한 단어들은 불필요하게 복잡하며, 의도한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 어쩌면 이 트윗들은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작성되었을 수도 있다. 초프라는 심오해 보이기 위해 모호함을 도구로 사용한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단지 내 의견일 뿐이다. 이러한 선언들을 심오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내가 누구라고 그것들을 개소리라고 말하겠는가? 사실 나는 개소리에 대한 경험적 연구를 했고, 결과는 분명하다. 최근 나는 공동 연구자들과 함께 우리가 ‘심오한 척하는 개소리'(pseudo-profound bullshit)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우리가 어떻게 개소리를 실증적으로 조사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다음 예시들을 고려해 보라.

보이지 않는 것은 새로운 무시간성을 넘어선다.

자아실현을 함에 따라, 당신은 이해를 초월하는 무한한 공감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 문장들은 명백히 개소리다. 내가 직접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문장들이 다음 두 웹사이트를 사용해서 생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wisdomofchopra.com, 그리고 뉴에이지 개소리 생성기(the New Age Bullshit Generator). 두 웹사이트 모두 무작위로 선택한 유행어를 사용하여 문장을 만든다. 만들어진 문장들에는 의도된 의미가 없으며 공허함을 가리기 위해 모호함을 이용한다. 이것들은 개소리다.

8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4번의 연구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이런 노골적인 개소리를 적어도 어느 정도 심오하다고 일관되게 평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개소리 수용성'(bullshit receptivity)이라고 부른 이 경향은 다양한 인지 능력과 사고방식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 그리고 종교적, 초자연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 흔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아마 예상했겠지만, 더 논리적이고 분석적이고 회의주의적인 사람들은 개소리를 심오한 것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적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분명한 언어로 쓰여 있고 명확한 의미를 가진 동기 부여 인용구도 포함시켰다는 것이다(예: “강물이 바위를 가르는 것은 그 힘 때문이 아니라 지속성 때문이다”). 놀랍게도 참가자의 20% 이상이 명확한 의미를 가진 문장보다 무작위 유행어로 구성된 문장을 심오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개소리 탐지기에는 특히 문제가 있었다. 이들은 또한 우리의 사고방식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는 이들이 특히 직관적이고 비-반성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초프라는 어떨까? 우리가 사용한 웹사이트 중 하나(wisdomofchopra.com)는 실제로 그의 트위터 피드에서 직접 단어를 가져온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초프라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그의 실제 트윗들을 가져와 무작위로 만들어진 문장들과 함께 사람들에게 제시해 보았다. 물론 초프라가 하는 말이 모두 개소리는 아니지만, 이 트윗들은 분명 개소리다. 그것들에 대표성이 있는지는 당신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초프라의 트윗을 무작위 문장보다 약간 더 심오하다고 평가했지만, 이 두 유형의 항목에 대한 심오함 평가는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0은 상관관계 없음을, 1은 완벽한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0-1 척도에서 이 두 유형 간의 상관관계는 .88이었다. 더욱이 두 유형의 항목 모두 동일한 심리적 요인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달리 말하자면, 초프라의 트윗은 심리적으로 개소리와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말이다.

이것은 내가 알기로는 개소리에 대한 최초의 실증적 연구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개소리를 접한다. 광고, 정치, 잡지, 텔레비전 등 일단 개소리를 찾기 시작하면 모든 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재미있지만, 개소리는 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 트위터에서 초프라가 열정적으로 시적인 말들을 읊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개소리를 특징짓는 ‘진리에 대한 무관심’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건강과 같이 매우 복잡한 영역에서 개소리의 영향을 고려해 보라. 심장 흉부외과 의사이자 미국 TV 진행자인 메멧 오즈(Mehmet Oz) 박사는 자신의 자격증을 이용해서 “개인적인 돈벌이를 위해 사기 치료법”을 밀어붙였다. 영국 의학저널(The BMJ)의 연구에 따르면 ‘닥터 오즈 쇼‘(The Dr Oz Show)의 권고 사항 중 신뢰할 만한 증거에 기반을 둔 것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4년 상원 소위원회에서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기적의 치료법”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질문을 받자, 오즈는 “쇼에서 제 역할은 시청자들을 응원하는 치어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가 스스로 인정했듯이, 그의 쇼는 개소리를 담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시청자들에 대한 동기부여를 더 중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청자들은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를 통해] 자신들의 건강을 개선하길 원한다. 건강이 걸려 있는 문제에서 진리는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요즘에는 대체의학 지지자들이 “열린 마음”을 강조하는 것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열린 마음”은 실증적 증거를 무시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백신 반대론자들은 MMR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을 주장한, 앤드루 웨이크필드(Andrew Wakefield)의 1998년 란셋(the Lancet) 논문이 오래전에 신뢰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철회되었다는 사실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실제로 이 사실을 정확히 설명하더라도 백신 반대론자들의 개소리에 넘어간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어렵다. 홍역과 볼거리와 같은 질병이 미국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으며, 적어도 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2007년 이후에 백신 거부로 인해 발생한 예방 가능했던 사망이 9,000건 이상이라고 한다. 개소리는 정말로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프랭크퍼트는 자신의 책 On Bullshit (2005)(한국어 번역본: 『개소리에 대하여』, 필로소픽, 2023.)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소리를 알아보고 그것에 속지 않을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꽤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98% 이상의 참가자가 우리의 개소리 수용성 평가 문항에서 적어도 하나 이상의 개소리에 대해 어느 정도 심오하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생각만큼 개소리를 잘 탐지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독자인 당신은 어떻게 하면 개소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 영성주의자가 아니라면 초프라나 오즈가 진실보다는 책 판매나 시청자 유치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의 첫 문단을 떠올려보라. 우리가 동의하고 싶을 때 개소리를 탐지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는 우리 자신의 인식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비판적 사고방식을 갖추기 위한 열쇠이며, 개소리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다.


저자 소개

고든 페니쿡(Gordon Pennycook)은 온타리오주 워털루 대학교(the University of Waterloo) 박사 후보생입니다. 추론과 의사 결정에 대한 이중과정 이론에 관심이 있습니다. https://gordonpennycook.com/, https://twitter.com/GordPennycook

(역주: aeon에 글이 게재되었던 2016년 당시의 저자 프로필입니다. 현재 저자인 고든 페니쿡은 코넬대학교 심리학과 부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이 글은 Aeon에 게재된 Why bullshit is no laughing matter을 번역한 것입니다.
Aeon의 번역 및 배포 기준을 준수하여 한국어 번역본을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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