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 Jared Millson

NASA는 최초의 달 착륙을 조작했다.[1]

9/11 테러는 미국 정부가 기획했다.[2]

사탄을 숭배하는 소아성애자 집단이 전 세계적인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하며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 트럼프는 그들과 맞서 싸우고 있다.[3]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음모론”이라고 비난받아왔다.[4] 하지만 음모론이란 무엇일까? 음모론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언제 받아들여야 할까? 이 에세이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기초적인 대답들을 제시한다.[5]

1. 음모론(Conspiracy Theories)의 정의

첫째, 음모(conspiracy)란 무엇인가?

음모란 소수의 사람들이 공유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밀리에 수행하는 행동이나 계획을 말한다. 이러한 목표가 사악한 것일 필요는 없다. 아프리카 국민회의(the African National Congress)는 수십 년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정권(the apartheid regime)을 무너뜨리기 위해 음모를 했는데, 이는 고귀한 열망이었다.

둘째, 이론(theory)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이론은 어떤 일련의 (주장된) 사실이나 사건을 설명하려고 시도하며, 보통 그 원인을 밝히는 방식으로 설명하려 한다. 위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예(달 착륙과 9/11 테러)는 이 사건들의 원인에 관한 주장을 통해 사건을 설명하려 한다.[6]

이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온다.

음모론은 어떤 주장된 사실이나 사건에 대한 설명으로서, 그 사실이나 사건을 비밀리에 활동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수행한 행동의 결과로 설명하는 것이다.[7]

2. 흔한 오해들

음모론은 흔히 정의상 본질적으로 비이성적이거나 거짓인 것으로 가정되곤 한다.[8] 그러나 몇몇 음모 고발은 실제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음모론의 정의는 음모론이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9] 이 글에서 제안한 우리의 정의는 이를 반영하며 이러한 흔한 오해를 바로잡는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음모론을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설명이나 9/11 테러가 알카에다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주장 같은 것들도 음모론이다. 사실, 당신이 최근에 참여한 깜짝 파티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했다면, 어떤 사건을 소수의 개인들이 비밀리에 활동한 결과로 설명한 것이고, 이는 곧 음모론을 제시한 것이다!

음모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이야기”나 설명과 모순될 필요는 없다.[10] 만약 [공식적인 설명과 모순된 것만이 음모론이라면], 예를 들어 공식적인 출처가 서로 상충하는 이야기를 제공하거나, 공식적인 설명이 없을 때, 또는 음모론이 공식적인 설명으로 채택될 때, 음모론은 더 이상 음모론이 아니게 될 것이다.[11]


3. 음모론 평가하기

음모론은 때로는 진실이며, 때로는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 그럴까?[12]

음모론은 음모의 존재를 주장한다. 음모 가담자들이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것은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좋은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음모에 직접 관여했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음모론은 일반적으로 이런 식으로 뒷받침되지 못한다.[13]

어떤 사람들은 성공적인 음모라면 누설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14] 그러나 그러한 증거를 찾으려는 노력이 실패한다면, 증거가 없다는 것은 이론을 실제로 약화시킨다. 그리고 음모가 야심 찬 것일수록 그 활동이 비밀로 유지될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사람들이 장기적이고 복잡한 프로젝트에 협력하도록 하는 것은 어렵고, 그것을 비밀리에 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음모론은 종종 공식적인 설명과 모순되거나, 공식적인 설명에서 누락시킨 데이터를 설명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음모론이 경쟁 이론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음모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일탈 데이터”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15] 예를 들어, 9/11에 대한 음모론은 보통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이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있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16] 따라서 음모론은 더 많은 데이터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17]

음모론은 많은 원인 대신 하나의 원인(즉, 음모의 목표)에 호소하기 때문에 경쟁 이론보다 단순해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제 자유 무역 협정이 많은 경쟁하는 국가들의 이해관계로 설명되기보다는 세계 정부에 대한 지도자들의 비밀스러운 욕망으로 설명되는 경우에 그렇다.

그러나 음모론은 종종 음모론적이지 않은 경쟁 이론이 제시하는 설명에 음모론적 원인을 추가한다. 예를 들어, “피자게이트”(Pizzagate) 음모론[18]은 아이들이 아동 인신매매 조직의 활동 때문에 피자 가게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이들이 피자를 먹기 위해 그곳에 있었고, 또한 악의적인 카르텔의 행동도 있었다고 가정한다. 이처럼 이 음모론을 비롯한 많은 음모론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19]

어떤 사람들은 음모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예측을 거의 하지 않고 예측이 실패했을 때 이론을 포기하기보다는 이론에 임시변통적인(ad hoc) 수정을 가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는 음모론 지지자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본다.[20] 어떤 음모론자들은 자신의 이론을 지키기 위해 음모의 범위를 확대한다.[21] 예를 들어, 어떤 신문의 기사가 음모론과 모순될 때, 그 신문사 직원들도 음모에 가담했다고 결론 내리는 식이다.[22]

일부 비판자들은 음모론자들이 전문가들을 적절히 존중하지 않아 전문가들의 증언과 모순되는 이론을 만들어 낸다고 비난한다.[23] 음모론자들은 종종 전문가들 스스로가 음모에 가담했거나 그들도 음모에 속았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의 불신을 정당화한다.[24]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음모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음모의 존재 가능성을 낮춘다.

다른 비판자들은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은 음모론의 원인이기보다는 음모론의 해로운 결과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아는 것의 대부분은 전문가들[25]과 공적 기관(예: 정부, 언론, 학계, 전문 기관)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음모론을 받아들이면 우리에게 필수적인 지식의 원천을 잃게 된다.[26] 물론, 우리의 공적 기관들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가지는 음모를 상정하는 이론들만이 그러한 광범위한 회의주의를 요구한다.[27]

그래서, 음모론이 본질적으로 비합리적이거나 거짓인 것은 아니지만, 경쟁 이론보다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4. 왜 음모론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음모론에 매력을 느낀다. 이러한 이론들은 “빵 부스러기를 따라가라”[(=증거를 따라가라)],[28] “스스로 생각하라”[29]고 촉구하면서, 전문적인 훈련이나 전문 지식이 없이도 복잡한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을 약속한다. 소수의 악한 사람들이 비극적인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복잡한 문제에 대한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한다.[30]

음모론의 매력이 무엇이든, 우리는 다른 어느 이론을 평가할 때와 마찬가지로 경쟁 이론과 그 장점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음모론에 접근해야 한다. 광범위한 음모는 거의 성공하지 못하므로, 더 그럴듯한 음모론은 더 작은 범위의 사건을 제한된 목표를 가진 음모로 설명하려 하는 이론일 것이다.[31] 이러한 이론들은 또한 전문가들의 신뢰성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전문가들의 판단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영향력 있는 음모론들 중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있을까? 아마도 아닌 것 같다.[32]


주석

[1] Exposed: Apollo 11 Moon Landing Conspiracy Theories, (2019, June 28) 참조. 이러한 이론들 중 어떤 것들은 심지어 유명 감독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이 가짜 달 착륙을 촬영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그의 영화 The Shining은 암호화된 “자백”이라고 주장한다(Lamb, 2010).

[2] 이 이론에는 다양한 버전이 있다. 일부 버전에 대한 고찰은 Was 9/11 an Inside Job? (2016, September 8) 참고.

[3] QAnon 음모론은 아마도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모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최초의 음모론은 아니다. 워터게이트 호텔 침입 사건(Perlstein, 2020)이나 이란-콘트라 사건(“The Iran-Contra Affair,” 2020)과 관련된 잘 뒷받침되었던 이론들이 있었으며, 그 외에도 일루미나티 음모론의 한 버전이 초기 미국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Fea, 2020). QAnon 이론에 대한 개괄적 설명은 What is QAnon? How the Conspiracy Theory Gained Traction in the 2020 Campaign, (2020, August 12) 참고.

[4] 이러한 주장들은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증가했을 수 있지만, “음모론”(conspiracy theory)이라는 용어 자체는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왔다. 이 용어는 1863년 뉴욕타임스 기사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Caulfield, 2018).

[5] 음모론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간략히 소개한 글은 Pauly (2020에 마지막으로 접근) 참고. 보다 길고 자세한 논의는 Dentith (2014), Coady (2006), Uscinski (2018) 참고. 음모론을 명시적으로 상세하게 다룬 최초의 철학자는 Karl Popper (1966; 1972)였다.

[6] Muirhead and Rosenblum (2019)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음모론의 물결을 신음모주의(new conspiracism)라고 부르며, 그것들은 실제로 “이론”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단지 음모를 암시할 뿐, 원인에 대한 설명이나 주장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Clarke (2002; 2007) 또한 일부 음모론은 이론으로 간주될 만큼 충분히 발전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7] 이것은 Dentith (2014; 2018a)와 Keeley (1999)가 제안한 정의와 유사하다. 이 정의에는 몇 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는 요소가 있다.
얼마나 적은 수의 사람이 가담해야 음모라고 할 수 있는가? 음모 집단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것은 종종 그 사람이 그 집단의 계획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계획에 대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또한, 비밀리에 활동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비밀리에 활동하려면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숨기려 해야 한다. 그러나 비밀이라는 것이 아무도 그들의 계획에 대해 모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 자신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음모 가담자들은 자신들의 계획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최소화하려고 한다는 의미에서 비밀리에 활동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Mandik (2007)와 Dentith (2014) 참고.

[8] Keeley (1999)가 지적하듯이, 음모론을 정의상 인식적으로 의심스러운 것으로 취급하는 것은, 흄이 기적을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따라서 기적을 믿는 것은 정의상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한 것과 유사하다. 여기서 관련된 합리성 또는 정당화의 유형에 대한 소개는 토드 R. 롱(Todd R. Long)의 Epistemic Justification: What is Rational Belief? 참고.

[9] 중립적인 정의를 선호할 다른 이유들도 있다. 무언가를 음모론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이론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에 대한 주장처럼 보이며,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존재 여부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중립적 정의를 사용하는 것은, 이론의 인식적 가치(epistemic merits)를 평가하는 작업과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를지 결정하는 작업을 구분하도록 해준다.
“음모론”의 적절한 정의에 대한 논쟁은 이 주제에 대한 철학 문헌에서의 분열, 즉 음모론이 본질적으로 인식론적으로 의심스럽다고 믿는 일반주의자들(generalists)과 각각의 음모론은 그 자체의 가치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개별주의자들(particularists) 사이의 견해 차이를 반영한다. Buenting, & Taylor (2010), Dentith (2014; 2018a), Coady (2006), Pigden (2006; 2016) 참조. 이 용어의 경멸적 어감을 수용하기 위해, 일부 학자들은 인식적 가치과는 별개로 음모론을 믿는 병리적 경향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음모주의”(conspiracism)를 제안했다(Dentith, 2014; 2018a).

[10] 그러나 Coady (2003)는 공식적 이야기와의 차이를 포함하는 음모론의 정의를 옹호한다. 이에 대한 비판으로는 Dentith (2014)와 Pigden (2007) 참고.

[11] 예를 들어, 우드워드(Woodward)와 번스타인(Bernstein)의 주장, 즉 닉슨 행정부가 워터게이트 침입 사건의 배후였다는 음모론은 처음에는 행정부의 설명과 모순되었지만, 나중에는 공식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 그 주장에는 전혀 바뀐 것이 없는데, 그것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고 해서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의 이야기가 더 이상 음모론이 아니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다. 그러므로 이론은 널리 받아들여지더라도 여전히 음모론일 수 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Perlstein (2020) 참고.

[12] 이 절에서는 음모론을 특정 “이론적 덕목”—즉, 과학자들이 가용한 이론들 중에서 최선의 이론을 선택하기 위해 적어도 암묵적으로 사용하는 기준—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음모론이 경쟁 이론과 어떻게 비교되는지 고려한다. 이러한 이론적 덕목에는 내적 일관성, 다른 받아들여진 이론들과의 정합성, 증거적 지지(evidential support), 단순성, 통일성 등이 포함된다.
이 절에서는 마지막 세 가지 덕목을 다룬다. 이론의 증거적 지지는 주로 이론이 데이터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단순성에 대해 말하자면, 한 이론이 동일한 데이터를 다른 이론에 비해 더 적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이론은 더 단순하다. 반대로, 한 이론이 동일한 자원으로 다른 이론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이론은 통일성이 더 높다.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기준으로 평가할 때 음모론들은 특히 성적이 나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Basham (2001)과 Räikkä (2009).

[13] Mandik (2007)과 Clark (2002)는 음모론자들이 음모 가담자들의 심적 상태(예: 믿음, 욕구, 의도)에 호소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한다. 만디크(Mandik)에 따르면, 이러한 호소에 음모 가담자들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음모론자들의 주장이 더해지면, 음모론은 지향적 설명(intentional explanations)과 관련된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워진다. 클라크(Clark)는 음모론자들이 “근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즉, 타인의 행동을 설명할 때 상황적 요인을 과소평가하고 성향적 요인을 과대평가하는 인간의 경향—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Pigden (2006)과 Coady (2003)에 의해 도전받았다.

[14] 실제로 음모가 존재하고 가담자들이 그 활동을 비밀로 유지하려 한다면, 음모에 대한 증거가 없는 것은 정확히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Keeley (2003)는 이로부터 반증 불가능성(즉, 이론이 거짓임을 보여 줄 수 있는 유형의 증거를 찾을 수 없음)이 음모론을 거부할 좋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다. Basham (2003)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Keeley (2003)는 오직 증거를 찾으려는 부지런한 노력—유사한 사례에서 성공한 적이 있는 노력—이 실패했을 때에만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5] Keeley (1999)는 음모론이 “일탈 데이터”(errant data)(그의 용어)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비판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16] Clarke (2002)와 Dentith (2019)는 모두 “일탈 데이터”에 관한 키리(Keeley)의 비판에 대응하며 이를 지적한다.
[역주1] 다음은 이메일 문의에 대한 답장으로 받은 16번 주석 내용에 대한 저자의 보충 설명이다:
“키리(Keeley)의 비판은 음모론자들이 경쟁 이론(흔히 ‘공식적인’ 이론으로 여겨지는)에 비해 일탈적 증거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음모론이 이용 가능한 데이터에 “과도하게 맞추려는”(overfit) 경향이 있다는 비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부 데이터는 항상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부정확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음모론을 인식적으로 문제가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클라크(Clarke)와 덴티스(Dentith)는 보통 음모론 자체에도 일탈 데이터가 있으므로, 음모론은 많은 경우 데이터를 “과도하게 맞추려는” 입장에 있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17] 음모론이 경쟁 이론들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설명하거나 통일성이 높은 경우에도, 경쟁 이론보다 더 나은 이론은 아닐 수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통일시키는 것은 설명되는 데이터가 참인 경우에만 이점이 되며, 모든 데이터가 참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9/11 테러와 같은 사건에 대해 더 많은 목격자 증언을 설명하는 이론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반드시 경쟁 이론보다 나은 것은 아니다. 목격자 증언은 종종 무의식적 편견, 기억 오류, 암시의 힘(the power of suggestion)과 같은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것이 Keeley(1999)가 많은 일탈 데이터를 설명하려는 집착이 많은 음모론들의 증거적 지지를 약화시킨다고 생각하는 여러 이유들 중 하나이다.

[18] “피자게이트” 음모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Robb (2017) 참고.

[19] 일부 사람들은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적은 원인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사건을 많은 원인으로 설명하는 것을 피해야 하듯이, 무능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사건을 악의에 호소하여 설명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 지침은 때때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많은 원인을 통한 설명보다 더 적은 원인을 통한 설명을 선택하라는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에 빗대어 핸론의 면도날(Hanlon’s Razor, 2020)이라고 불린다.

[20] 이것은 Clarke (2002; 2007)의 비판이다. 그는 음모론이 Lakatos (1970)가 발전시킨 의미에서 “퇴행적 연구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Pigden (2006)은 이 주장이 실제로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21] 음모론자들을 [성경에] 예언된 “재림”이 실현되지 않자 그 예언을 더 먼 미래의 어떤 날짜를 가리키는 것으로 재해석할 기발한 방법을 찾는 천년 왕국설 추종자들에 비유할 수도 있다(Barken, 2018).

[22] 음모 가담자의 범위가 신문사 직원들을 포함하도록 확대됨에 따라, 음모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음모가 더 커질수록 비밀로 유지하기 더 어렵고 조사자들이 그 존재의 증거를 찾을 기회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일반적으로 음모의 존재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즉, 그것들의 사전 확률(prior probability)—에 관한 다른 비판들과 관련이 있다. Dentith (2014; 2016)는 중립적으로 정의된 음모는 역사적으로 꽤 흔했다고 주장한다.

[23] Levy (2007)는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하면서, 관련 “인식적 권위자”(epistemic authorities)의 판단과 모순되는 음모론은 초견적으로 부당하다(prima facie unwarranted)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Dentith (2018b)는 음모론이 종종 여러 학문 분야에 걸친 주장을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9/11은 내부 공작이었다”는 음모론의 일부 버전은 국제 정치 전문가들만이 확인할 수 있는 주장(예: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활동에 관한 것)을 할 뿐 아니라, 토목 공학자와 화학자만이 평가할 수 있는 주장(예: 건물이 붕괴되는 방식 및 극심한 열에 노출된 단열 강철 빔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것)도 한다.
결과적으로, 음모론 자체에 대한 전문가나 “인식적 권위자”는 없으며, 따라서 토목 공학, 화학, 국제 정치학과 같은 분야에 공인된 연구자 공동체가 있는 것과 달리, 음모론에 대해서는 그러한 공동체가 없다. 정부가 테러 공격을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 위원회를 소집했던 9/11과 같은 사례를 제외하고는, 음모론을 평가할 때 의견을 구할 수 있는 단일 집단은 없다. 이러한 공동체가 없는 상황에서 음모론자들은 Dentith (2018b)가 “급조된 전문성”(improvised expertise)이라고 부르는 것을 조합해 내려 한다.

[24] 이런 교착 상태의 한 가지 이유는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우리가 애초에 음모의 존재 가능성이 얼마나 높다고 생각하는지(즉, 그것들의 사전 확률)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음모가 매우 흔하다면, 전문가들을 신뢰하지 않을 좋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음모 가담자의 일부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Basham (2001)과 Dentith (2016) 참고.

[25] 전문성에 대해서는 Jamie Carlin Watson의 Expertise 참고. (번역본: 전문성: 전문가란 무엇인가?)

[26] 이 비판은 Keeley (1999)와 Levy (2007)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제기되었다.

[27] 이는 Keeley (1999)의 비판에 대한 Clarke (2002)의 응답이다.

[28] 이 표현은 고전 어린이 동화에서 헨젤이 남긴 빵 부스러기 흔적을 언급하는 것으로, QAnon 음모론의 지지자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소위 정부 내부자라는 Q는 온라인 토론 포럼 게시물에 단서 또는 “빵 부스러기”를 남기고(이른바 “Q 드롭”), 그의 추종자들(자칭 “제빵사”들)은 이를 해독하려 한다. QAnon 이론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Schwartz (2018) 참고.

[29]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의 일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많은 철학자들은 전문가들의 신뢰성을 의심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우리는 항상 전문가들의 증언에 의존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Watson (2018년 10월 25일) 참고.

[30]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지식과 기술의 전문화가 점점 더 심화되면서 우리 중 누구도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광범위한 역사적 경향은 음모론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사람들이 음모론에 매력을 느끼는 더 많은 이유들이 있다. 그러한 이유로는 퍼즐을 풀 때의 스릴, “계몽된 소수”에 속하고 싶은 욕망, 무관하거나 무작위적인 것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으려는 경향(일명 아포페니아apophenia) 등이 있다. 한 게임 디자이너가 QAnon 음모론의 매력에 대해 설명한 내용으로 Berkowitz (2020) 참고.

[31] Räikkä (2009)는 정치적 음모론을 구분하는 유용한 기준을 제시하는데, 그에 따르면 음모론은 주장의 범위가 지역적(예: 워터게이트)인지, 세계적(예: 이란-콘트라 스캔들)인지, 또는 전체적(예: 일루미나티)인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라이카(Räikkä)는 오직 제한된 역사적 현상만을 설명하려는 음모론(즉, 지역적이거나 세계적인 음모론)은 종종 오랜 기간에 걸친 음모(즉, 수세기 동안 지속되어 온 음모)를 가정하는 전체적 음모론보다 더 잘 뒷받침된다고 주장한다. 표면상 미국의 정치적 사건들만 설명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QAnon 이론이 이러한 구분에 따라 지역적인 것으로 분류될 수 있을지 고려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32] 소셜 미디어에서의 음모론의 부상과 그것을 식별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Ellis (2018) 참고.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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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에세이

Epistemology, or Theory of Knowledge by Thomas Metcalf

Epistemic Justification: What is Rational Belief? by Todd R. Long

Expertise by Jamie Carlin Watson (번역본: 전문성: 전문가란 무엇인가?)

Is it Wrong to Believe Without Sufficient Evidence? W.K. Clifford’s “The Ethics of Belief” by Spencer Case (번역본: 충분한 증거 없이 믿는 것은 잘못인가? W.K. 클리포드의 “믿음의 윤리학”)

Indoctrination: What is it to Indoctrinate Someone? by Chris Ranalli

Take My Word for It: On Testimony by Spencer Case (번역본: 제 말을 믿으세요: 증언에 대하여)

Arguments: Why Do You Believe What You Believe? by Thomas Metcalf (번역본: 논증: 왜 그것을 믿는가?)

Modal Epistemology: Knowledge of Possibility & Necessity by Bob Fischer

Interpretations of Probability by Thomas Metcalf

Karl Popper and Falsificationism by Michael Zerella

Can We Believe in Miracles? by Tomas Bogardus

George Orwell’s Philosophical Views by Mark Satta


저자 소개

재러드 밀슨(Jared Millson)은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로즈 칼리지(Rhodes College in Memphis, TN)의 철학과 조교수이다. 그의 연구는 인식론, 언어철학, 과학철학, 논리학의 문제들을 다룬다. 그의 연구의 상당 부분은 탐구의 본질, 질문과 답변의 논리, 그리고 과학적 설명과 표상의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JAMillson.com


이 글은 Jared Millson의 Conspiracy Theories를 번역한 것입니다.
1000-Word Philosophy 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한국어 번역본을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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