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이기주의: 이기심의 도덕 – Nathan Nobis

이기심은 흔히 악덕으로 여겨지고, 이기적인 행위는 잘못된 것으로 판단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자신에게 가장 좋은 일을 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기적이어야 할 때도 있는 셈이다.

윤리적 이기주의(ethical egoism)’로 알려진 윤리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언제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이 이론이 말하는 것은 우리가 실제로 이기적이라는 것이 아니라(이것은 심리적 이기주의(psychological egoism)[1]의 입장이다), 우리가 마땅히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윤리적 이기주의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주요 찬반 논증들을 검토한다.

1. 이기주의 이해하기

이기적인 사람들은 흔히 다른 사람들에게 못되게 구는 성향이 있지만, 윤리적 이기주의는 대체로 그런 태도를 권장하지 않는다. 그런 이기심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는 드물고, 길게 보면 더욱 그렇기 때문이다. 또한 이기주의가 남을 결코 돕지 말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이기주의자도 얼마든지 관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기주의가 함의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런 행동이 옳은 경우, 그것을 옳게 만드는 것은 그 행동이 우리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 곧 그 행동이 우리를 더 나은 처지로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면, 그 이유는 오직 돕는 것이 당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누군가를 해치지 말아야 한다면, 그 이유 역시 오직 해치지 않는 것이 당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2. 왜 이기주의인가?

2.1. 개인은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안다

일부 이기주의자들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가장 잘 알기에,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의 삶에 간섭하는 일은 대체로 결과가 좋지 않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2.2. 각자의 삶이 지닌 고유한 가치

또한 어떤 이들은 개인의 삶과 목표가 지닌 가치를 제대로 인정한하는 이론은 이기주의뿐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윤리 이론들은 다른 사람이나 추상적 기준을 위해 자기 이익을 희생하는 이타적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반면, 이기주의자들은 누구에게나 스스로 살아갈 저마다의 삶이 있으며, 그 삶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지 다른 사람이나 다른 어떤 것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2]

2.3. 옳고 그름에 대한 이기주의의 설명

마지막으로, 일부 이기주의자들은 무엇이 그른 행위를 그르게 만들고 옳은 행위를 옳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들의 이론이 가장 잘 설명한다고 주장한다. 칸트주의자들(Kantians)은 그것이 누군가를 ‘단순한 수단(mere means)’으로 이용했는지가 기준이라고 말하고, 결과주의자들(consequentialists)은 행위가 낳는 결과가 기준이라고 말한다. 이기주의자들은 행위가 행위자 자신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야말로 진짜 기준이라고 말한다.[3]

이제 몇 가지 반론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논증들에 응답해 보자.

3. 왜 이기주의는 안 되는가?

3.1. 이기주의와 ‘모두에게 좋은 것’

첫째, 모든 사람이 이기주의를 받아들이면 모두에게 좋을 것이므로 이기주의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이것이 애초에 이기주의적 논증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논증의 바탕에 깔린 관심사는 모두의 이익인데, 이기주의가 참이라면 그런 이익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당신 자신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도울 때, 예컨대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이나 극심한 빈곤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려고 할 때, 일부 이기주의자들의 말처럼 우리는 정말 언제나 그들에게 ‘간섭’하고 있는 것일까?

3.2. 이기주의와 모순

또 다른 반론은 윤리 이론이라면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결과주의자들에게 물어보자. 대선에서 누가 이겨야 하는가? 대통령으로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사람이다. 그런데 이기주의자들은 후보 각자가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곧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두 후보가 모두 이길 수는 없다. 그러므로 비판자들은 이기주의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따라서 옳은 이론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4]

이에 대해 이기주의자들은 모든 사람이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이기면 옳은 일을 한 것이고, 지면 잘못한 것이다.

이기주의자들은 또한 이 반론을 이용해 자기 이론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도 있다. 당신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신에게 최선인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반드시 그것을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성공하기란 어려울 때가 많지만,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3.3. 이기주의와 자기 이익을 위해 남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일

또 다른 반론은 우리를 문제의 핵심으로 데려간다. 다음 상황을 상상해 보자.

당신의 신용카드 대금 납부 기한은 오늘 밤이다. 그러나 다음 달까지는 전체 금액을 낼 수 없는 형편이라 이자에 연체료까지 물게 될 상황이다.

그런데 당신은 방금 어떤 사람이 실수로 공원 벤치에 지갑을 두고 가는 것을 보았다. 지갑 밖으로는 현금이 잔뜩 삐져나와 있다. 그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보긴 했지만, 현금을 빼서 카드 대금을 내더라도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또한 당신은 저녁 산책 때면 늘 현금을 두둑이 지니고 다니는 한 노인을 알고 있다. 그 노인의 돈을 빼앗으면 카드 대금을 낼 수 있을 것이고,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 확실하며, 그 후에 고급 식당에서 저녁 식사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안다.

윤리적 이기주의가 참이라면, 지갑을 가져가는 일도 누군가의 돈을 강탈하는 일도 도덕적으로 허용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당신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쪽이 오히려 그른 일이다. 이런 범죄가 당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하면 죄책감을 느낄 것 같다면, 이기주의자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당신은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은 이러한 행위들이 명백히 잘못이라는 사실이 곧 이기주의가 거짓이고 2.3의 논증이 실패함을 보여 준다고 믿는다. 설령 우리가 때때로 자신에게 최선인 일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도덕적 의무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이 이기주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기주의자는 우리가 그저 그들의 이론이 거짓이라고 가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응수할 수 있다. 지갑을 훔쳐서는 안 된다는 데에도, 폭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에도 그들은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5]

그러나 우리는 어떤 것도 그냥 ‘가정’하고 있지 않다. 단지 자기 이익을 위한 폭행이 잘못이라고 믿을 이유가, 이기주의가 참이라고 믿을 이유보다 더 강력할 뿐이다. 인종차별주의자과 성차별주의자 역시 자신들의 차별이 잘못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라. 그렇다고 인종차별주의나 성차별주의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때때로 잘못된 도덕적 견해를 갖는다. 이기주의자들이 바로 그런 경우일 수 있다.

3.4. 이기주의와 차별

마지막으로, 인종차별주의자와 성차별주의자는 자기 집단 사람들이 특별한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심지어 자기 집단에 바깥의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조차 정당화된다고 생각한다. 이기주의자들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다만 그 대상이 자기 자신일 뿐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하거나 용인하는 해악은 그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종이나 성별, 혹은 자기 자신에 관한 어떤 것이 남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정당화하는가? 그런 것은 없다. 따라서 이기주의는 구성원이 단 한 사람뿐인 자기만의 집단, 곧 자기 자신을 편애하는 일종의 편견이다.[6] 이 반론은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삶이 있다는 2.2절 논증의 전제에는 동의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기주의자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이라는 사실로 그 논증을 바로잡는다.

4. 결론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때로는 우리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가 옳다면, 어떤 행위가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은 결코 그 행위가 옳은 유일한 이유가 아니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어떤 행위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그 행위를 할 의무가 있을 수 있다.[7]

이기주의에 관한 논증은 이 밖에도 더 있다. 그것들을 검토하는 일은 우리에게 이익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야 할까?

주석

[1] 심리적 이기주의는 우리의 동기에 관한 경험적·과학적·관찰적·기술적(descriptive) 주장으로 제시된다. 즉,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때때로 이기적이고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이기적이라는 것을 어떤 종류의 관찰이 보여줄 수 있겠는가? 그런 결론에 도달할 만큼 우리의 다양한 동기가 충분히 검토된 적은 없다. 더욱이 누군가의 동기가 무엇인지 결정적으로 판정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여러 동기가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심리적 이기주의의 옹호자들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으며, 어쩌면 가질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견해는 보통 일종의 독단(dogma)이나 뒷받침되지 않은 가설로 제시될 뿐이며, 따라서 받아들여선 안 된다.
다만 다음과 같은 점도 짚어둘 만하다. 만약 심리적 이기주의가 참이어서 우리가 언제나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는 일을 한다면, 그리고 동시에 윤리적 이기주의도 참이어서 우리가 자기에게 최선인 일을 해야(또는 적어도 그러려고 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옳은 일만을 할 것이며, 어떤 잘못도 저지를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나 자기에게 최선인 일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늘 옳은 일을 행하지는 않으며, 심지어 늘 옳은 일을 하려고만 하지도 않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므로, 두 이론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어쩌면 둘 다) 거짓일 것이다.
또한 만약 심리적 이기주의가 참이라면, 윤리적 이기주의가 아닌 대부분의 다른 윤리 이론들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셈이 된다. 다른 대부분의 윤리 이론들은 어느 정도의 이타주의(altruism), 곧 다른 사람들 자체를 위해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가운데 일부는 때때로 이타적인 것처럼 보이므로, 심리적 이기주의는 거짓인 듯하다.
더 나아가, 윤리적 이기주의자들이 우리에게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라고 권고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할 수 있고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윤리적 이기주의자들조차 심리적 이기주의가 거짓임을 인정함을 시사한다.

[2] 이 주장 및 관련된 논의에 대해서는 Rand (1964)를 보라.

[3] 이 이론들에 대한 입문으로는 Andrew Chapman의 Deontology: Kantian Ethics와 Shane Gronholz의 Consequentialism을 보라.

[4] 이 논증 및 관련된 논증들에 대해서는 Baier(1973)를 보라.

[5] 이기주의자들은 이 응답을 자신들의 이론에 대한 ‘선결문제 요구(question-begging)’로 간주할 수 있다. ‘선결문제를 요구한다(beg the question)’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논증의 결론을 전제로 가정하는 논증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는 순환논증의 한 유형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비판은, 이 응답이 이기주의가 거짓이라고 논증하면서 이기주의가 거짓임을 가정한다는 것이다. 이 글의 본문에서 나는 이 비판에 답하고, 이기주의에 반대하는 이 논증이 선결문제 요구가 아닌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6] 이 논증은 제임스 레이첼스(James Rachels, 1941-2003)가 발전시킨 것이다. 가장 최근의 제시는 Rachels and Rachels (2019)를 보라. 또한 Dan Peterson의 Racism: What Makes Something Racist?도 보라. 인종차별과 성차별 외에, 이기주의와 비교·대조될 수 있는 또 다른 잠재적 차별 형태는 ‘종차별주의(speciesism)’이다. 이에 관한 논의는 Dan Lowe의 Speciesism을 보라.

[7]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질문은 타인의 이익이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되거나 도덕적 무게를 부여받아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와 관련되지만 더 미묘한 윤리적 질문들이 있다. 곧 우리가 누군가의 이익에 ‘편파적(partial)’인 것이 정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그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예컨대 내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이를테면 모르는 사람들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허용되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입문은 Shane Gronholz의 (Im)partiality를 보라.

참고 문헌

Baier, Kurt. “Ethical Egoism and Interpersonal Compatibility.” Philosophical Studies, vol. 24, no. 6, 1973, pp. 357–368.

Rand, Ayn. The Virtue of Selfishness: A New Concept of Egoism. New York: New American Library, 1964.

Rachels, James and Rachels, Stuart. The Elements of Moral Philosophy, 9th Edition (1986, 1st edition). Boston: McGraw-Hill, 2019.

더 읽을 것들

Shaver, Robert, “Egoism”, Th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Spring 2019 Edition), Edward N. Zalta (ed.).

Moseley, Alexander, “Egoism,” the Internet Encyclopedia of Philosophy.

관련 에세이

Racism: What Makes Something Racist? by Dan Peterson

Deontology: Kantian Ethics by Andrew Chapman

Consequentialism by Shane Gronholz

(Im)partiality by Shane Gronholz

Why be Moral? Plato’s ‘Ring of Gyges’ Thought Experiment by Spencer Case (번역본: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플라톤의 ‘기게스의 반지’ 사고실험 – Spencer Case)

Defining Capitalism and Socialism by Thomas Metcalf

Arguments for Capitalism and Socialism by Thomas Metcalf

Happiness(번역본: 행복: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by Kiki Berk

Meaning in Life: What Makes Our Lives Meaningful? by Matthew Pianalto

Ethics and Absolute Poverty: Peter Singer and Effective Altruism(번역본: 윤리와 절대 빈곤: 피터 싱어와 효율적 이타주의) by Brandon Boesch

The African Ethic of Ubuntu by Thaddeus Metz

Speciesism by Dan Lowe

Evolution and Ethics by Michael Klenk

Social Contract Theory by David Antonini

John Rawls’ ‘A Theory of Justice’ by Ben Davies

저자 소개

네이선 노비스(Nathan Nobis)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모어하우스 대학(Morehouse College) 철학 교수이다. Animals & Ethics 101의 저자이자 Thinking Critically About Abortion, Chimpanzee Rights의 공저자이며, 그 외 철학과 윤리학 분야의 많은 논문, 책, 리뷰의 저자 또는 공저자이다. NathanNobis.com


이 글은 Nathan Nobis의 Ethical Egoism: The Morality of Selfishness을 번역한 것입니다.
1000-Word Philosophy 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한국어 번역본을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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