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를 비판하고 싶은가? 국기를 태워 버리고 싶은가? “징병제 XX”(f**k the draft)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싶은가?
언론의 자유(freedom of speech) 덕분에 많은 곳에서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1]
하지만 언론의 자유란 정확히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말할 수 있도록 해주는가? 이 글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몇 가지 영향력 있는 답변들을 살펴볼 것이다.
1. 사적 행위자가 아닌 정부로부터의 보호
언론의 자유(freedom of speech), 때로는 표현의 자유(freedom of expression)라고도 불리는 것은, 정부의 간섭이나 처벌 없이 다양한 믿음과 사상을 표현할 수 있는 법적 권리이다. 이 자유는 일반적으로 사적 주체(예: 일반 시민 또는 민간 단체)가 표현을 제한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2]
만약 언론의 자유가 사적 주체들이 표현을 제한하는 것을 막는다면, 언론의 자유는 일관되게 적용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에는 말하지 않을 권리도 포함되기 때문이다.[3] 예를 들어, 신문사가 제출된 모든 글을 게재하도록 강요받는다면, 그 신문사는 말하지 않을 권리를 일부 잃게 될 것이다. 또한 언론의 자유에는 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듣거나 받지 않을 권리도 포함된다.[4]
언론의 자유가 정부의 간섭만을 막는다고 해서 사적 주체들의 행동이 언론의 자유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특정 사적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언론 보호를 위한 법적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사립 대학이 공립 대학에 법적으로 요구되는 언론의 자유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5] 또한 언론의 자유는 때로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 사회적 가치로 이해되기도 한다.
2.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
언론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권리가 아니다. 모든 정부는 보호할 표현의 종류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는 모든 권리들이 그렇듯 언론의 자유도 다른 권리 및 가치와 균형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유형의 표현으로는 폭력 위협, 허위 광고, 명예훼손(즉, 누군가의 평판을 부당하게 해치는 허위 진술) 등이 있다.[6]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혐오 표현(hate speech)(즉, 집단에 대한 편견을 바탕으로 특정 집단 또는 집단 구성원을 위협, 비하하거나 그들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도록 의도된 표현)을 보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일부 다른 국가들에서는 혐오 표현을 보호 대상 표현으로 취급한다. 혐오 표현이 언론의 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논쟁이 있었다.[7]
하지만 보호 대상인 표현이라 하더라도 정부에 의해 어느 정도 제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언론의 자유는 아무나 군사 기지나 공립 대학 수업에 들어가서 말하도록 허용하지는 않는다. 군사 기지와 공립 대학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간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공간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큼 중요한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곳이기 때문이다.
공원이나 공공 보도, 또는 자신의 집과 같은 장소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훨씬 더 크게 보장된다. 그러나 공원이나 인도와 같은 공공 장소에서도 언론의 자유는 표현 내용과 관계 없는 제한을 허용한다. 예를 들어, 시에서는 자정 이후 주거 지역 근처의 공원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트는 것을 금지하는 소음 금지 조례를 둘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한이 내용과 관점에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8] 따라서 어떤 시도 공원에서 특정 주제나 특정 관점의 표현만을 제한하는 조례를 통과시킬 수는 없다. 그러한 규정은 표현의 내용이나 관점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은 정부가 그 주제를 좋아하지 않거나 그 발언자에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현을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또한 단순히 사람들이 싫어하는 생각이라는 이유로 그 표현을 억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3. 표현적 행위(Expressive Conduct)
언론의 자유는 단순히 말이나 글을 통한 표현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표현하는 다른 많은 활동들도 보호한다.[9]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추상 예술, 가사 없는 음악, 퍼레이드 행진 등이 모두 언론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활동이다.[10]
어떤 활동을 표현적 행위로 간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정치적 목적의 지출을 하는 것이 언론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견 불일치가 있다.[11] 또한 결혼 케이크나 사진과 같은 상품의 제작이 보호되는 표현으로 간주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그렇게 간주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 불일치가 있다.[12]
4. 사전 제제 vs 사후 처벌
언론의 자유는 사전 제재와 사후 처벌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정부 간섭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다.
사전 제재는 당신이 표현하는 것을 막는다. 그것은 당신의 표현이 이루어지기 전에 제재한다. 한때 많은 법학자들은 언론의 자유가 오직 사전 제재로부터의 자유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13]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의 자유가 사람들을 사전 제재뿐 아니라 사후 처벌(즉, 보호대상 표현에 대한 법적 처벌)로부터도 보호한다고 믿는다. 이는 언론의 자유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것은 보호 대상 표현을 제지하는 것뿐 아니라 정부가 보호 대상 표현을 처벌하는 것도 막아 주기 때문이다.
5. 왜 언론의 자유가 중요한가?
철학자들과 법학자들은 왜 언론의 자유가 중요한지에 대해 다양한 설명을 제시해 왔다. 많은 학자들은 우리가 언론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는 여러 가지 좋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14]
언론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는 세 가지 일반적인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진실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인간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3) 정부에 대한 비판을 허용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표현의 자유가 진실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의 영향력 있는 옹호자로는 작가 존 밀턴(John Milton),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그리고 미국 연방 대법원 판사 올리버 웬들 홈스(Oliver Wendell Holmes)와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 등이 있다.[15]
진실 발견 논증의 한 가지 일반적인 형태는 거짓된 표현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표현이라는 것이다.[16] 인터넷을 타고 매우 빠르게 바이럴되어 퍼져 나가는 허위 정보의 작동 방식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를 고려할 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일 수 있다.[17] 그러나 이 형태의 진실 발견 논증의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언론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좋은 이유를 제공하는 더 약한 형태의 진실 보존의 원칙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오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 표현을 억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6. 결론
언론의 자유는 소중한 것이다. 그것을 보호하려면 먼저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주석
[1] 예를 들어 Brandenburg v. Ohio, Texas v. Johnson, Cohen v. California. 참고.
[2] 예를 들어 U.S. Const. Amend I(미국 수정 헌법 제1조) 참고.
[5] Chemerinsky and Gillman 2017.
[6] Maras 2015, Redish and Voils 2017, 그리고 Post 1986.
[7] 예를 들어 Waldron 2012 그리고 Strossen 2018 참고.
[9] Tushnet, Chen, and Blocher 2017.
[10] 예를 들어 Hurley v. Irish-American Gay, Lesbian, and Bisexual Group of Boston 참고.
[15] Milton 1644 (1918년 인쇄본), Mill 1859, Abrams v. United States (Holmes 대법관 반대 의견), Whitney v. California (Brandeis 대법관 보충 의견).
[16] 예를 들어 Milton 1644 (1918년 인쇄본), Whitney v. California (Brandeis 대법관 보충 의견) 참고.
참고문헌
Abrams v. the United States, 250 U.S. 616 (1919).
Brandenburg v. Ohio, 395 U.S. 444 (1969).
Cohen v. California, 403 U.S. 15 (1971).
Hurley v. Irish American Gay, Lesbian, and Bisexual Group of Boston, 515 U.S. 557 (1995).
Texas v. Johnson, 491 U.S. 397 (1989).
Whitney v. California, 274 U.S. 35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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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shnet, Mark V., Alan K. Chen, and Joseph Blocher. 2017. Free Speech Beyond Words: The Surprising Reach of the First Amendment. New York University Press.
Waldron, Jeremy. 2012. The Harm in Hate Speech. Harvard University Press.
– 번역본: 제러미 월드론, 홍성수 역,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이후, 2017.
Wu, Tim. 2018. “Is the First Amendment Obsolete?” Michigan Law Review, 117 (3): 547-581.
더 읽을 것들
“Freedom of Expression – Speech and Press.” Cornell Law School’s Legal Information Institute.
관련 에세이
Philosophy of Law: An Overview by Mark Satta
Theories of Punishment by Travis Joseph Rodgers
Hannah Arendt’s Political Thought by David Antonini
John Rawls’ ‘A Theory of Justice’ by Ben Davies
저자 소개
마크 사타(Mark Satta)는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웨인 주립대학교(Wayne State University)의 철학 조교수입니다. 그는 퍼듀 대학교(Purdue University)에서 철학 박사 학위(PhD)를, 하버드 로스쿨(Harvard Law School)에서 법학 박사 학위(JD)를 받았습니다. 그의 철학 연구 관심사는 법철학, 인식론, 생명윤리, 언어철학 등입니다. MarkSatta.com
이 글은 Mark Satta의 Free Speech를 번역한 것입니다.
1000-Word Philosophy 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한국어 번역본을 게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