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이 말하는 철학의 가치 – Nathan Nobis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이 1912년에 내놓은 유명한 저서 『철학의 문제들』(The Problems of Philosophy)의 마지막 장은 “철학의 가치”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다음 문단으로 이 장의 결론을 내립니다:


이제 철학의 가치에 대한 우리의 논의를 요약해 보자. 철학을 연구하는 것은 질문에 대한 어떤 확정적인 답을 얻기 위함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어떤 확정적인 답도 진리임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철학은 오히려 그 질문들 자체를 위해 연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질문들은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고, 우리의 지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며, 사변에 대해 마음을 닫아버리게 만드는 독단적인 확신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철학이 사색하는 우주의 위대함을 통해 마음도 역시 위대함을 얻게 되고, 우주와의 연합이 가능해지는데, 이것이야말로 마음의 최고선을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철학적] 질문들은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고, 지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며, 사변에 대해 마음을 닫아버리게 만드는 독단적인 확신을 감소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철학이 하는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는 때때로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이 있는데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선택지가 이것 하나밖에 없으니까’라고 생각합니다.
  • 때로는 이 다양한 관점들이 적어도 어느 정도는 합리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즉, 이 다양한 관점들을 지지하며 말할 수 있는 그럴듯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주고, 때로는 더 나아가 다른 관점이 자신의 관점보다 더 나은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으므로 생각을 바꾸어야 (혹은 적어도 현재 자신의 관점을 철회하거나,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때까지 그 문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 가능성의 범위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장려할 수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의 해결책의 목록은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우리의 제한된 인식으로 인해 제약을 받습니다;
  • 이 모든 것은 “독단적 확신“, 즉 기본적으로 “젠장,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옳아.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왜 그렇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내가 옳아.”라는 식의 태도를 줄여줄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의 관점에 자신이 있더라도 더 많은 것을 배우려 하고, 비판에 열려 있으며, 증거가 뒷받침된다면 자신의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이성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진 확신과 대조를 이룹니다.

그렇다면, 간단히 말해,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할까요?

요컨대, 철학은 사람들을 덜 독단적으로 만들어서, 부적절한 이유에 근거해 어떤 것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고, 더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을 (그리고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며, 현재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관점이나 그러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더 나은 태도와 능력을 갖추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특별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요?

업데이트: 한 친구가 다음 문단도 특별히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철학의 가치는 대부분 바로 그 불확실성에서 찾을 수 있다. 철학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사람은 상식, 그 시대나 국가의 관습적 믿음, 그리고 이성의 사려 깊은 협력이나 승인 없이 마음속에 자라난 확신으로부터 비롯된 편견에 갇힌 채 평생을 살아간다. 이런 사람에게 세상은 명확하고, 한정적이며, 명백해 보인다. 일상적 대상들은 아무런 질문도 일으키지 않고, 낯선 가능성은 경멸적으로 거부된다. 이에 반해, 철학을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처음 몇 장에서 보았듯 가장 일상적인 것들조차도 매우 불완전한 대답만이 주어질 수 있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철학은 비록 그것이 제기하는 의심에 대한 진정한 해답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말해줄 수는 없지만, 우리의 사고를 확장하고 관습의 폭정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수많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철학은 사물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확신은 줄이는 반면 그것이 무엇일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크게 늘려 준다. 철학은 자유로운 의심의 영역으로 여행해 본 적이 없는 이들의 다소 오만한 독단주의를 제거하고, 익숙한 것들의 낯선 측면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경이감을 생생하게 유지하도록 해준다.


이 글의 원본은 Nathan Nobis의 Bertrand Russell on The Value of Philosophy입니다.
저자의 허가를 받고 번역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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