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일시적인 광기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를 다스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 Massimo Pigliucci

사람들은 온갖 이유로 분노한다. 사소한 이유(고속도로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내 차 앞으로 끼어들었다)부터 매우 심각한 이유(시리아에서 사람들이 계속 죽어가는데도 아무도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분노는 사소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심리학회(the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는 웹사이트에 분노 관리에 관한 페이지를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페이지의 내용은 기원후 1세기에 스토아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가 저술한 『분노에 관하여』(On Anger)[1]라는, 이 주제에 대한 가장 오래된 논문 중 하나와 매우 유사하다.

세네카는 분노를 일시적인 광기라고 보았으며, 설령 그것이 정당화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결코 분노에 기초해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다른 악덕들도 우리의 판단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분노는 우리의 이성 자체를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다른 악덕들은 약한 강도로 시작해 모르는 사이에 자라나지만, 인간의 마음은 갑작스럽게 분노에 빠진다. … 분노의 강도는 그것이 시작된 계기와 전혀 상관이 없다.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분노도 극도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 관리가 가장 필요한 현대의 대표적 공간은 바로 인터넷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이 있거나, 블로그를 글을 쓰고 읽고 댓글을 다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특히 트위터상의 분노는 미국의 현(역주: 글이 작성된 2017년 당시)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에 의해 새로운 절정(또는 당신의 관점에 따라서는 최저점)에 도달했다.

나 역시 온라인 포럼에 꽤 많은 글을 쓴다. 이는 교육자로서의 내 직업의 일부이며, 또한 인간 사회(human polis)의 구성원으로서의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는 대체로 정중하고 서로에게 유익하지만, 가끔은 불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 전문적인 사안에 대해 나와 의견이 달랐던 한 저명한 작가는 나를 곧바로 “헛소리나 하는 부류”에 속한다고 낙인찍었다. 아야! 이런 종류의 말을, 특히 익명의 악플러가 아닌 2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유명인으로부터 듣는다면 어떻게 기분 나쁘지 않을 수 있을까? 또 다른 스토아 철학자인 에픽테토스(Epictetus)의 조언을 실천함으로써 가능하다. 2세기의 노예 출신 교사였던 그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권고했다. “기억하라. 우리를 괴롭히고 어렵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생각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욕당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위 앞에 서서 그것을 모욕해보라, 그래서 무엇을 이루었는가? 만약 누군가가 모욕에 대해 바위처럼 반응한다면, 모욕한 사람이 그의 악담으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정말 그렇다. 물론 모욕에 대해 바위와 같은 태도를 갖는 데는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지만, 나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비난에 대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나는 바위처럼 행동했다. 그것을 그냥 무시하고, 대신 다른 사람들의 진지한 질문에 답하고 그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에너지를 집중했다. 그 결과 그 유명 작가는 분노로 격앙되었다고 들었지만, 나는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불의를 보았을 때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분노가 올바른 반응이며, 적당히 절제된 분노는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네카는 절제된 분노에 대해 말하는 것은 날아다니는 돼지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다고 대답할 것이다. 우주에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기부여에 관해서라면, 스토아 철학자들의 견해는 우리가 불의를 목격했을 때 느끼는 의분(indignation)이나 모두를 위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망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에 의해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분노는 전혀 필요하지 않으며, 실제로는 대개 방해가 될 뿐이다.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에 대한 그녀의 Aeon 에세이에서 이에 대한 유명한 현대의 사례를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따르면, 만델라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의해 27년간 감옥에 갇혔을 때, 그는 극도로 분노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심각한 불의가 그 개인에게 자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민족 전체에게 가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만델라는 분노를 키우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비인간적인 괴물로 여기는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 파괴적인 감정을 극복하고, 반대편에 다가가 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담당 교도관과도 친구가 되었고, 결국 그의 도박은 성공했다. 그는 역사상 (안타깝게도) 매우 드문, 더 나은 사회로의 평화로운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그의 변화를 이끈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는 한 동료 수감자가 또 다른 스토아 철학자의 책을 몰래 들여와 수감자들 사이에 돌려 읽게 했을 때였다. 그 책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의 『명상록』(Meditations)이었다. 마르쿠스는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 때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그들을 가르치고, 화를 내지 않고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만델라가 매우 효과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이제 여기 세네카의 조언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인 스토아식 분노 관리 지침을 소개한다.

1. 선제적 명상을 실천하라. 어떤 상황들이 당신에게 분노를 유발하는지 생각해 보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정해두라.

2. 분노의 기운을 느끼는 즉시 그것을 억제하라. 기다리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3. 가능한 한 평온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짜증이나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피하라. 기분은 전염된다.

4. 악기를 연주하거나, 무엇이든 마음을 이완시키는 활동에 의도적으로 참여하라. 이완된 마음은 분노하지 않는다.

5. 자극적이지 않고 기분 좋은 색감의 환경을 찾아라. 외부 환경을 조정하는 것은 실제로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

6. 피곤할 때는 토론에 참여하지 마라. 짜증을 더 잘 느끼게 되고, 이는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

7. 같은 이유로, 목이 마르거나 배고플 때는 토론을 시작하지 마라.

8. 자조적인 유머를 활용하라. 이는 예측 불가능한 우주와 일부 인간들의 예측 가능한 악의에 대항하는 우리의 주요 무기다.

9. 인지적 거리두기—세네카가 반응을 “지연시키기”라고 부르는 것—를 실천하라. 산책을 가거나 화장실에 가는 등, 긴장된 상황을 잠시 벗어나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주는 어떤 것이든 하라.

10. 마음을 바꾸기 위해 몸을 바꿔라. 의도적으로 걸음을 늦추고, 목소리 톤을 낮추고, 당신의 몸에 차분한 사람의 태도를 부여하라.

무엇보다도, 좋은 삶을 위한 길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너그러워져라. 분노에 대한 세네카의 조언은 오랜 세월을 거쳐 유효성이 입증되어온 것으로, 우리 모두는 이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역주

[1] 원제: De Ire
한국어 번역본 1: 김남우, 이선주, 임성진 공역, 「분노에 관하여 I, II, III」,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관하여』, 까치, 2016.
한국어 번역본 2: 김경숙 역, 『화에 대하여』, 사이, 2013.

      저자 소개

      마시모 피글리우치(Massimo Pigliucci)는 작가, 블로거, 팟캐스터이자 뉴욕시립대학교(the City College of New York) 철학과의 K D 이라니(K D Irani) 교수이다. 진화생물학, 과학철학, 유사과학의 본질, 실천철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How to Be a Stoic: Using Ancient Philosophy to Live a Modern Life (2017)과 Nonsense on Stilts: How to Tell Science from Bunk (2nd ed, 2018)가 있다. 가장 최근작으로는 Think Like a Stoic: Ancient Wisdom for Today’s World (2021)가 있다.


      이 글은 Aeon에 게재된 Anger is temporary madness: the Stoics knew how to curb it을 번역한 것입니다.
      Aeon의 번역 및 배포 기준을 준수하여 한국어 번역본을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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